공부방을 운영하다 보니, 나름의 노하우도 생기고 체계도 잡혀감을 느낀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형식주의에 빠져 스스로 간과하는 부분들이 생기게 되어 주기적으로 챙기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도 보이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학부모의 입장에서 자녀 교육을 위해 좋은 공부방, 교습소, 학원은 어떻게 고를 수 있는지 알아보려 한다.
초등학생 기간은 다시 오지 않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에 한눈에 좋은 곳을 찾는게 중요하다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겠지만, 나름의 노하우를 통해 적은 글인 만큼 최소한의 기준이 되어 자녀를 교육함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첫 만남
첫 만남은 아주 중요하다. 첫 만남에서 보여지는 선생의 모습이 어머니에게 보여주는 가장 처음 모습이자, 가장 좋은 모습이다. 왜냐하면, 아이를 모으는 입장에서 학부모가 상담을 위해 찾아왔는데 대충 맞이할 선생님이 있겠는가.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 보여주려 할 건데, 그 모습에서 충분히 만족할 수 없다면 이후에는 절대로 만족하는 일은 없다. 그러니 첫 만남에서 유심히 관찰하자.
아이를 대할 때 어떤지, 아이와의 대화에 어색함이나 어눌함은 없는지, 자신감은 충분한가(자신감이 반이라 생각한다) 등등.
알아볼 사항은 많다. 다음에서도 다루겠지만 아이를 가르칠 교재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들으며 어머니가 최대한 공부방을 이해하려 노력해 보자. 설명을 들어도 잘 이해가 안되면 그것도 별루다. 어머니를 이해 못 시키는 공부방 선생이 아이를 이해시키며 가르칠 수 있겠는가.
공부방은 청결 한지, 청소는 잘 되어 있는지, 책장 등 주변 집기들의 정리 상태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은 첫 인상이지만 그 공부방을 매일 보고 학습 할 아이를 생각한다면 꼼꼼히 챙기고 꾸밀 줄 아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 또한 이 기준에 부족함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한다.
- 학습교재
내가 프랜차이즈공부방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나름 과외 선생을 해온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한 출판사에서 모든 과목의 교재를 잘 만드는 경우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출판사의 교재를 활용하여 아이의 수업을 충실하게 만들 수 있는데 프랜차이즈 공부방은 문제집 질도 높지 않을 뿐더러 다른 교재를 쓰지 못하는 제약이 있다.
학부모의 경험으로는 이런 부분까지 파악이 되진 않기 때문에 최소한 대화를 통해 그 선생님이 해당 문제집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는 알아보자. 문제집을 펴서 풀어보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한번쯤 해당 문제집의 어떤 점이 좋은지, 아이 학습은 어떻게 시킬 것인지를 한번은 들어보라는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하진 않겠지만 최소한 자신이 가르치는 가장 가까운 도구인 문제집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선생을 골라낼 수는 있다.
막연히 아이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이라는 생각에 조심스레 묻거나 할 마음은 버리자. 어쨌든 당신이 합당한 보수를 주고 아이를 맡길 선생님인 만큼 교육자로서의 실력을 검증해 보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과정이다. 이런데에 기분나쁜 표정을 짓는다던지 귀찮은 표정을 짓는 선생님이 있다면(설마...), 이미 꽝이다.
- 출석관리
아이가 공부방에 가지 않았다. 간 줄로만 알았는데 공부방 선생님이 전화가 와서 아이가 아직 오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 어디서 놀다가 늦게 가려는 것 같다. 그런데 한편으로 안심이 된다. 왜냐하면 공부방 선생님이 아이가 오지 않은 것을 즉각 인지하고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혹 동네에서 아이가 많은 공부방은 선생님 한명이 10명이 넘는 아이들을 돌보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제시간에 오지 않는 아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늦은 저녁이 되어 알게 되고 결국 그날 수업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은 놀고 싶은 나이라 자주 시간약속을 안 지킨다. 잦은 지각을 눈감아 주는 선생님에게 아이를 맡긴다면 아이의 수업태도는 점차 나빠지게 될게 뻔하다.
그날 그날의 지각, 결석을 관리해 주고, 정기적으로 전체 출결상황을 알려준다면 그 공부방은 제법 괜찮은 공부방이다. 물론 아이를 맡기기 전엔 알 수 없는 부분이지만, 공부방 초반부터 이런 점에서 부족함이 보이면 공부방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나 또한 이 부분이 아이 학습 습관 형성에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에, 늘 주시하고 있으며 한주가 마무리 되는 주말에 어머니께 문자를 드려 아이의 한주간 출결 상황을 알려주고 있다(좀 괜찮은 공부방처럼 보이지 않는가?)
- 공부 시간과 과제(숙제)
하루에 1~2시간 공부방에서 하는 학습이 아이 공부의 전부는 아니다. 또한 아이마다 같은 지식이라 할지라도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이해를 하리라고 생각할 수 없다. 그 말은 매일매일 공부방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1시간이면 1시간, 2시간이면 2시간 이렇게 똑같다면 그날의 학습을 제대로 마무리 하지 못하고 마칠 가능성이 높다.
공부방 중에 아이가 많거나, 선생님이 꼼꼼하지 못한 경우, 기본문제집만 풀게 하고 정해진 시간이 다 차면 아이를 집에 돌려보내는 경우가 있다. 아이는 공부하기 싫어하기 때문에 좋다고 집에 오는데 어머니 입장에선 뭔가 찜찜하다. 만약에 그렇다면 아이에게 뭘 배웠는지 한번 물어보자. 충분히 배운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지, 전과목 공부방이라면 계획된 과목들을 충실하게 공부하고 왔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이에 반해 아이가 어느 날은 3시간씩, 어느날은 조금 일찍 온다고 생각해보자. 이 또한 어머니 입장에서 확인해 봐야 할 상황이긴 한데, 이런 경우 선생님이 좀더 체계적인 학습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직접 운영하는 나의 입장에서도 매주말에 다음주 공부 계획을 세우고 최대한 그 계획에 맞춰 학습시키려 노력한다. 그러다보면 아이의 이해가 빠를 때는 평소보다 좀더 빨리 마칠 때가 있고, 어려운 개념이 나올 때는 나 또한 마음이 개운치 않아 한문제라도 더 풀리며 확인하고 집에 보낸다.(뭔가 내 자랑 같지만,,, 사실인걸 어떻하는가! ㅋ)
그래서 학부모 입장에선 아이의 과제 푸는 과정을 한번 지켜보자. 충분히 체계적인 학습을 받고 그 학습을 보충하기 위한 과제를 받아온 아이라면 어렵지 않게 문제를 풀 것이고, 시간에 쫓겨 마치고 남은 문제를 가지고 온 아이라면 좀더 어렵게 공부하는게 보일 것이다. 물론 모두다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꼼꼼하고 체계적인 선생님이 있는 공부방은 과제가 그날 학습과 과제가 연동되어 있어 아이가 그날 배운 것을 다시 학습하게 함으로써 학습능률을 올리는 좋은 도구로 활용한다.
그리고 아이의 과제를 자주 확인하고, 채점이 꼼꼼히 되어있는지도 살펴보자. 제대로 채점이 되어있지 않다면 별 볼일 없는 선생님이다. 아이가 문제를 틀렸는지 맞췄는지도 관심갖지 않는 선생에게 뭘 바라겠는가. 어머니가 꼼꼼하고 성실해야 선생님도 부담을 갖고 아이를 더 꼼꼼히 보살펴 준다. 무조건 믿고 맡기면 선생님은 좋아하지만, 또한 나태해진다. 잊지말자.
공부방 선생님은 무료 봉사자도 아니고 기계도 아니다. 인간이고, 돈을 벌기 위해 그 일을 한다.
그만큼 시간이 지나면 나태해지기도 하고 많은 아이를 가르치다보면 빈틈 또한 생기기 마련이다. 이럴 때 어머니가 성실하게 아이의 교육을 점검한다면 공부방 선생님 또한 거기에 맞춰 아이를 살펴봐 준다.
내 경험상 이런 어머니의 자녀가 성적도 더 좋고 학습 능력도 우위에 있었다.
어머니의 노력이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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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너가지 요소들을 통해 좋은 자녀 학습 환경을 찾는 법을 알아보았는데, 물론 이 요소들이 절대적인 사항들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히 내 경험에 비추어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할 수 있는 요소임은 확실하다. 무조건 적인 의심 만큼이나 무조건 적인 신뢰도 좋지 않다. 늘 살피며 아이의 교육에 신경 쓰는 어머니가 되기에 좋은 자극이 되는 글이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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